앞선 글에서 한국식 영어교육은 학습자로 하여금 듣기, 말하기에 취약하도록 만들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리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였다. 어떠한 과정을 통하여 소리의 세계로 들어가지 못하는지 그 원리에 대해 알아본다.
목차
1. 한국식 영어교육이 소리를 듣지 못하게 만든 두 가지 원인
1. 한국식 영어교육이 소리를 듣지 못하게 만든 두 가지 원인
한국식 영어교육은 영어 소리를 들으면 철자를 먼저 떠올리도록 만들어 버렸다. 가령 '큐리어스'라는 영어 소리를 들으면 무엇인가에 호기심을 느낀다라는 느낌이 먼저 와닿아야 하는데, 'curious'라는 글자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그 후 '호기심이 있는'이라는 한국어로 번역하여 해석하는 식이다. 우리가 한국어로 '호기심이 있다'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뭔가 다른 것으로 번역하여 받아들이지는 않지 않은가. 그저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다. 이는 우리가 한국어를 소리로서 먼저 접했기 때문이며 한국식 영어교육은 학습자로 하여금 소리의 세계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심리상태를 부여하였다. 이 심리상태란 크게 두 가지로서 영어를 영어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번역하여 해석하려는 습관, 그리고 완벽주의이다.
1.1 번역하여 해석하려는 습관
한국식 영어교육은 당신에게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해석하도록 강제하였다. 그 결과 당신은 영어 소리를 들으면 용법이 아닌 정의부터 떠올리려 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영단어장에서 봤던 해당 단어의 알파벳을 떠올리고 나서 이를 한국말 풀이로 번역하여 비로소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알파벳이라는 문자의 세계로 먼저 들어간 후에 영어의 소리가 아닌 한국어 소리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영어의 소리의 세계에 들어갈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자연스러운 언어 습득은 소리의 세계로부터 시작된다. 당신이 한국어를 배울 때 문자인 한글을 배우기 전에 소리로서의 한국말을 먼저 배웠으며, 앞선 글에서 말했듯 한글이란 한국어 소리를 종이 또는 화면에 박아 놓은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1.2 완벽주의
완벽주의는 당신으로 하여금 영어 단어, 표현의 정의를 완벽하게 알도록 강박증을 심어 준다. 이는 학습자로 하여금 영어 단어나 표현을 맥락 속에서 습득하지 못하게 한다. 맥락 속에서 습득하는 것은 당신이 한국어를 배울 때 사용했던 방식이자, 지금도 사용 중인 방식이다. '지금도 사용 중이라고? 나는 이미 한국어를 다 배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 생각해 보라. 한국어에도 분명 생소한 단어나 신조어가 있다. 이것들을 처음 접했을 경우 이해하기 어렵다. 이것들을 습득하고 자연스럽게 쓰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를 한번 살펴보겠다.
2. 영어습득에서 맥락의 중요성
지금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는 신조어들을 우리는 맥락 속에서 자연스레 체득하게 된다. 여러 상황 속에서 해당 신조어들을 자꾸 접하다 보니 체득할 뿐, '이것의 정의는 무엇이군'하는 식으로 암기해서 써먹지 않으며 설령 외운다 하더라도 적재적소의 상황에서 사용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방식으로 체득하게 된 신조어 표현들을 우리는 머지않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영어단어 및 표현들 또한 맥락 속에서 체득한다면 억지로 외우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정의를 외우려 하다 보니 한국어 뜻풀이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영어의 소리를 들었을 때 영어 철자를 떠올리게 만든다. 철자를 통해 한국어 뜻풀이로 완벽하게 알아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언어습득 과정에 역행하는 것이며, 소리의 세계에서 각 소리들이 어떠한 상황, 맥락에서 사용되는지를 매칭시켜야만 영어 듣기, 말하기를 할 때 모국어 사용하듯이 할 수 있다.
참고로 당신이 외운 단어장의 뜻풀이도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 사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은 당신이 외웠던 단어장에 있는 뜻풀이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영어는 한국어와 언어적으로 공통점이 별로 없는 언어라고 하였다. 한국어 표현과 영어 표현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cry'는 무슨 의미인가? 그저 '울다'라고만 해석하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러나 흥분하여 소리치는 것도 'cry'라고 한다. 이 정의들을 다 외울 것인가? 이 단어 외에도 이러한 경우가 영어에는 무수히 많은데 이들을 다 단어장으로 외우고 있을 것인가? 설령 다 외운다고 해도 상술했듯 자연스러운 사용이 불가능하다. 맥락, 상황과 고립시켜서 외웠기 때문이다. 반면 여러 맥락을 접하며 소리로서 받아들이면 뜻이 와닿게 된다. 특정 단어나 표현들의 의미가 한 번에 포획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이는 완벽주의의 산물일 뿐이며, 단어나 표현들이 사용되는 여러 맥락을 경험함으로써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체득하여야 한다. 단어나 표현은 정의를 외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맥락에서 사용되는지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식 영어교육이 당신에게 끼친 매우 큰 피해인, 영어의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현상에 대한 원리를 분석해 보았다. 그렇다면 영어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음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필자의 견해와 같은 내용의 영상을 하나 첨부하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r2bGO8tIU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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